"

명상컬럼

NO1작성일 : 2015-11-12 오후 09:18
제목
127. 마음 표현하기
작성자
관리자
파일

879e29c37e3d0f941e122f1260c161d9

마음 표현하기

마음은 무엇이고 어디에서 오며 어느 곳에 있는 걸까? 국어사전을 펼쳤다.
1)사람이 본래부터 지닌 성격이나 품성
2) 사람이 다른 사람이나 사물에 대하여 감정이나 의지, 생각 따위를 느끼거나 일으키는 작용이나 태도
3) 사람의 생각, 감정, 기억 따위가 생기거나 자리 잡는 공간이나 위치
4) 사람이 어떤 일에 대하여 가지는 관심 5) 사람이 사물의 옳고 그름이나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 심리나 심성의 바탕
6) 이성이나 타인에 대한 사랑이나 호의(好意)의 감정
7) 사람이 어떤 일을 생각하는 힘 등 다양하다.

마음은 실체가 없는 형이상적인 상태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마음이 가슴에 있다 여기기도 한다. 뇌에 있다 생각되는 생각과 구분하는 측면에서 그렇게 말하는 듯하다. 헌데 형체도 없고 어디에 있는 지도 알 수 없고 드러나지도 않는 이 마음을 표현하라니 사람들은 암담해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음 표현에 익숙지 않다. 더군다나 일상생활에서조차 마음 표현은 언감생심이다. 마음을 챙기지도 못할뿐더러 마음에서 일어나 느낌을 표현할 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다. 시스템 속에서는 업무내용이 교류의 매체이므로 지식과 정보 전달에 집중한다. 생각 차원이다. 업무와 관련되어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들을 주고받는 것이다.

 

그렇다면 마음은 무엇일까? 마음이 무엇이기에 우리는 그것에 관심을 가지며 그것의 소통이 사람의 관계를 행복하게 한다 하는 것일까? 마음은 어떤 사람을 만나거나 어떤 상황에서 생겨나는 느낌이다. 그것이 좋은 것일 수도 있고 좋지 않을 수도 있지만 호오와 관계없이 발생한다. 며칠 전, 사내 통신망을 통해 동료의 메시지를 받았다. 이러저러한 일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크게 어긋난 데 없는 메시지였다. 나를 불쾌하게도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아쉬운 마음이 든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곰곰이 생각해 봤더니 통상적인 인사가 빠졌던 것이다. 안녕하세요. 바쁘시지요? 오늘은 날씨가 제법 쌀쌀하네요. 감기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간단히 날씨든 인사든 자기의 느낌을 표현했더라면 메시지를 받는 사람이 보내는 사람의 따뜻한 마음을 느꼈을 테니 말이다.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 중 한 가지가 ‘30초 법칙’이다. 누군가와 만나게 되었을 때, 만나자 마자 만나는 목적을 이야기한다면 숨이 막힐 일이다. 그래서 누군가를 만났을 때 30초 정도는 상대의 근황에 대한 이야기거나 그날의 날씨거나 일반적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 나누다 하고자 하는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옮겨 가는 것이 일을 성사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 작은 관심도 무턱대고 되지는 않는다. 그만큼 상대에 관심을 갖고 있을 때, 또 내가 여유로울 때만이 제대로 표현할 수 있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그만큼 모든 것에 느낌을 열어두고 관심을 가져야만 하찮은 인사도 적절히 할 수 있는 것이다.

 

그간 우리나라 남성들은 입이 무거워야 남자답다 생각해 왔다. 오래 지속되었던 유교 문화적 관습 때문이다. 남자가 하지 말아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닌데 그 중 첫 번째가 입을 가볍게 여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표현하는 시대가 되었다. 아니 시대 때문만은 아니다. 표현이야말로 소통의 진수이기 때문이다. 그간 남자란 자고로 입이 무거워야 한다는 데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았고 게다가 자신의 생각을 아무 데서나 자유롭게 토로할 수 없는 분위기에서 성장하여 그랬다 치자. 그러나 이제는 마음을 표현해야 한다. 마음 표현을 자유롭게 하는 여성들이 표현하지 않는 남성에 비해 장수한다 하지 않던가. 그것은 대화를 통해 마음의 응어리를 털어버려 마음 상태를 평온히 했기 때문이리라. 용타 큰스님은 마음을 표현하면 내적 정화가 일어난다 하셨다. 내 마음이 정화되면 상대에 관대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이치다. 그렇다면 표현은 관계 형성의 결정적인 힘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마음에서 일어나는 감정을 표현하게 되면 정화가 일어나고 마음이 정화되면 시원해진다. 결국 이런 좋은 느낌은 확산력을 갖고 널리 퍼지게 되어 있다. 그러니 마음을 표현하여 공유하고 나도 너도 행복해져야 하는 것이다. 머릿속에서 생각하여 만들어진 뜻 또한 마찬가지다. 표현하면 진화하고 선명해진다. 그렇다면 표현을 잘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우선 생각과 감정을 선명히 한다. 그리고 그것들을 명료, 간단, 적절히 한다. 또한 그것을 잘 갖추어진 형식에 맞추어 한다. 그리하면 마음을 잘 표현할 수 있을 것이고 소통은 원활할 것이다. 그러나 가장 빛나는 표현은 표현하지 않는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마음 표현을 자연스럽게 하다 보면 표현 없이 서로의 의중을 알게 될 것이다. 표현하지 않는 표현이야말로 최고의 표현인 것이다. 석가모니께서 영취산에서 설법하실 때의 이야기는 굳이 들먹이지 않아도 다 아실 테지만 간략히 언급하기로 한다. 연꽃 한 송이를 들어 모인 사람들에게 보이자 가섭이 그 뜻을 깨닫고 미소를 지어 보였다. 말하지 않고도 제자는 스승의 진리를 알아차린 것이다. 더러운 연못에서 피어났으나 아름답고 깨끗하기 그지없는 꽃을 피웠다는, 즉 혼탁하고 어지러운 세상에서 오히려 인간이 깨달음을 얻어 부처의 경지에 오르게 된다는 진리를 나타 내셨고 가섭은 그것을 깨달았던 것이다. 마음을 자유롭게 표현하되 때로는 표현하지 않고도 마음을 드러낼 수 있는 경지에 오르는 소통을 하여 행복하시기 바란다. <끝>

글. 한뜻 님

댓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