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상컬럼

NO1작성일 : 2015-11-11 오후 09:42
제목
27. 기념일에 부쳐-격려사
작성자
관리자
파일

동사섭 사단법인 출범을 격려하며

                                                                  하남 이경재님

“사단법인 동사섭”의 출범과 동사섭 웹사이트 개원 2주년을 맞이하여 오늘 성대한 그 기념식을 갖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내가 이 거룩한 식전에서 감히 몇 마디 격려의 말씀을 드리게 된 것을 무한히 기쁘게 생각합니다.

나는 2001년 겨울, 30여 년 간 봉직했던 대학교수직을 마치는 정년퇴임을 두 달 앞둔 상태에서, 동사섭 일반과정 제 164회 법회에 참여할 수 있는 행운을 가졌고, 이듬해 겨울에는 제 13 회 중급 과정에도 참여한 적이 있는 신참 동사섭 가족 중의 한 사람입니다.

“사단법인 동사섭”의 창립자이신 용타스님은 내가 젊은 나이에 잠깐 동안 고등학교 교사생활을 하고 있을 때, 내가 각별히 아끼던 나의 애제자였습니다. 그 후 대학에서도 스님은 내 철학 강의를 들었고, 후에 직장에서도 함께 근무한 적이 있는 등 우리는 비교적 인연이 많은 사이였습니다. 스님은 나의 제자요, 직장 동료였으나, 노년에는 입장이 바뀌어 동사섭 법회에서 나에게 값진 가르침을 주고 있는 존경하는 나의 스승역할까지 하고 계십니다.

동사섭 가족들이 모두 그러했겠지만, 나는 이 법회에 참여하면서 마음속에서 일종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 같은 것을 느꼈습니다. 그 동안 내가 일생을 통해 갈구해 왔으나, 항상 막연하고 멀기만 하게 느껴졌던 삶의 목표가 일순간에 내 앞에 다가와서 내 품에 안기는 것 같은 환희와 전율을 나는 느꼈습니다. 그것은 동사섭 수련의 핵심 주제인 “행복”과 “느낌”, 특히 “미세정서”에 대한 깨달음에서 온 것입니다.

동사섭 일반과정을 마치고 그 소감을 정리하면서, 독일 시인이 쓴 두 편의 시를 164회 동기생들과 함께 감상한 적이 있습니다. 이 시들은 우리의 핵심 주제인 “행복”과 그 행복을 얻는 방법을 암시해준다고 생각되어 오늘의 이 뜻 깊은 기념행사에서 다시 한 번 낭송하려고 합니다.

산 너머 저 쪽

칼 붓세 (Karl Busse)

산 너머 저 쪽
행복이 깃들인 곳 있다하기에

나두야 남들 따라
무리지어 갔건만

두 눈에 눈물 아롱 아롱
되돌아 왔네

산 너머 저쪽
행복이 깃들인 곳 있다하기에...

인생의 목적은 행복을 얻는 것입니다. 그러나 무지개처럼 화려하게 느껴지는 추상적인 행복은 언제나 저 멀리 산 너머에만 떠 있을 뿐, 결코 손에 잡히지는 않기 마련입니다.
다음에 인용하는 시는 독일의 철학자 헤겔 (Hegel)이 그의 저서 “논리학”(헤겔 저, 전원배 역 : 헤겔 논리학. 서울: 행림서원 1954, p 229-230)에서 "참다운 무한성“의 설명을 위해 인용한 것인데, 동사섭 수련회가 제시하는 행복추구의 바른 길을 암시해 주는 것 같습니다.

무제

원작: 할러 (Haller)
번역: 김계숙

이 세상 수를 다 모아
산을 쌓고,

시간과 공간을 다 모아
산을 쌓고,

여기가 님 계신 곳인가 하였더니
아득도 하여라

모든 수를 다 보태보아도
님의 터럭 하나 안되노나

물러서니 어찌 알았으랴
님이 바로 내 앞에 계신 줄을

님(임:행복)은 무지개처럼 아득한 피안에 있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지금 여기서, 구체적으로 느끼는 작은 “호감정” (“미세정서”, “좋은 느낌”, “좋은 기분”)속에 살고 있는 것입니다. 동사섭 법회에서는 “미세정서에 눈떠라, 이것을 놓치면 인생을 놓친다”고 겁을 줍니다.
동사섭 웹사이트에 들어있는 D담 12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습니다. “동사섭 수련을 경험한 사람은 누구나 잘 인식하고 있겠지만, 동사섭 법회에서의 수련 핵심 소재는 느낌이다. 느낌의 수위를 고양시켜 가는 것이 마음공부요, 그 느낌들을 나누는 것이 마음 나누기이다. 느낌 좋은 것이 행복이요, 느낌이 지고하게 순화되어지는 것이 해탈이요 구원이다. 막연하게 행복이니 해탈이니 구원이니 하며 살아오던 것을, “지금 여기”의 이 느낌이 바로 그것임을 자각하는 것은 하나의 도통과 같이 중요하다...”

끝으로 본 행사 안내장의 머리글을 다시 한 번 주목하면서 나의 어설픈 격려사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참으로 귀중하고 소중한 우리가,
이 세상 모두의 행복을 위하여,
먼저 수심하고,
더불어 화합하고,
나아가 작선하며,
그렇게 한 세상 살아갑시다.

이번에 어려운 난관을 뚫고 법인설립을 이루어내시고, 아울러 그 동안 동사섭 문화의 창달과 고양에 혁혁한 공헌을 하고 있는 동사섭 웹사이트를 이상적으로 운영하고 계시는 용타스님, 대화스님 그리고 두 스님을 도와 함께 수고하고 계시는 여러 관계자님들께 뜨거운 감사를 드리며, 사단법인으로 출범하는 동사섭이 더불어 사는 이 세상에 행복이 가득하도록 한 층 더 많이 기여하기를 기원합니다.

2003년 3월 16일

 

댓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