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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컬럼

NO1작성일 : 2015-11-11 오후 09:44
제목
30. 충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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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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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고

충고에 대해 명상해보고자 한다.

동사섭 수련자는 마음 나누기에서 5대 악성 받기(Ⅱ)를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악성 받기 하나로 "충고Ⅱ"가 있다. "충고"Ⅱ란 마음나누기에서, 상대방이 마음을 표현했을 때 충고 형식으로 받아주는 방법이다. 물론 충고식 받아주기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상대방이 충고를 진정으로 원하는 경우, 혹은 충고를 하자고 약속된 경우, 또 혹은 지혜롭게 고려해볼 때 충고가 최선의 받아주기라고 사료될 경우 등등이다. 이런 특수한 경우가 아닌데 충고 식으로 받아주는 것은 깨어있는 태도가 아니며, 지혜롭지 못한 역할이라고 동사섭에서는 권장하고 있다.

그 바람직성 여하는 그 사람의 신념 문제이다. 즉 "상대방의 기분이 상하는 수가 있고, 충고로 인해 상대방과 사이가 나빠질 수 있더라도, 충고를 해주는 것이 그 사람이나 세상을 위해서 바람직하다." 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면, 이것은 그 사람의 인생철학이요, 그 사람의 인생이다. 그런데 대체로는 명확한 신념이 있어서 그렇게 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한 현상 속에 있는 자신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보다 평화로운 인간관계를 해갈 수 있게 하는 성찰거리가 있을 수도 있다. 그 충고 속에 부정적 감정이 끼어있다면 더욱 그러하다. 자신의 내면이 투사되어 나오고 있는지 살펴볼 일이다.

사람은 일반적으로 타인의 간섭이나 충고 등을 받기 싫어한다. 다소 미성숙하더라도 익어진 습관대로 사는 것이 일단 편안해서이다. 그래서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사람이 있을 때 편안함과 행복감을 느낀다. 그런데 미성숙한 대로, 습관대로 사는 것은 많은 고통과 갈등을 불러오기 때문에 분명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므로 자각을 통해서, 교육을 통해서, 혹은 충고를 받으면서 악습과 미성숙에서 벗어나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업(業)을 따르는 일과 업을 거슬러 올라가는 일 사이의 조화, 이것은 흥미롭고도 중대한 삶의 과제이다. 버릇이요 미성숙한 흐름인 이 업(業)은, 그것이 스스로의 것이든 남의 것이든 적당히 수용하되 치열하게 벗어나야 한다. 이러한 업의 실체를 놓고 발달하게 된 사회 현상 하나가 사람 사이의 충고이다.

충고에 대한 몇 가지 신념을 나누어본다.
일단 충고는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지금까지 충고 받고 좋아하는 사람을 거의 보지 못했다. 충고를 받는 일은 기꺼이 해 내는 인격이고 싶다. 그러나 충고를 하는 것은 삼간다. 원하지도 청하지도 않은 상황에 충고를 하곤 하는 사람들을 가끔 보는데 곁에서 보기에도 불안하다. 더구나 상대방이 고백적으로 마음을 표현한 자리에까지 충고를 하고 나서는 것을 보면 당혹스럽다. 고백을 받았다면 그 고백에 담긴 마음을 깊게 함께 해주는 것이 그 순간의 중도일 것 같다.
다음 원칙은 약속이 된 경우에는 충고를 하되, 부분과 전체를 혼동하지 않는다. 충고란 상대방의 결함을 지적하고 그것이 시정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전제되는 행위인데, 상대방의 결함을 지적하는 심리의 배경이 어떠하냐가 중대한 부분이다. 한 사람의 결함(?)이란 그 사람의 전체가 아니고 부분이다. 행동이란 일회적이요 인격이란 다발이라고 하는 소이(所以)가 그것이요, 지족 바탕 위에 구현이니, 수용과 지향의 조화이니 하는 것이 다 한 맥락으로 꿰어지는 지혜의 말씀이다. 이 깨달음이 심화하는 정도만큼 어떤 사람이 어떤 결함을 가졌든 간에 전체적으로는 긍정적으로 느껴지는 법이며, 결함이라고 하는 것까지도 다만 결함이 아닌, 어떤 긍정적인 의미를 띄며 다가오고, 그 어떤 선(善), 혹은 그 어떤 악(惡)도 굳어진 실체가 아닌 상황적인 현상으로 인식되게 된다.
끝으로 하나의 원칙을 더 보탠다면, 지적이나 충고나 훈도(訓導) 등이 꼭 필요하다고 여길 경우에는 약속의 장(場)을 만들어서 한다. 교재(敎材)삼기 같은 것이 좋은 예이다. 약속의 장에서 받은 충고인데도 충고해 준 사람에게 오랜 세월 유감을 갖는 경우를 종종 본다. 사람의 정서적 강도(强度) 문제일 것이다. 어찌됐든 약속의 장(場)일지라도 깊게 살피는 것이 좋을 것이다.

사람의 정서와 민감하게 인과 관계에 있는 충고(忠告)에 대해서 고찰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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