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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컬럼

NO1작성일 : 2015-11-11 오후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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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옴>과 교류4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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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과 교류4덕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 몸 건강을 위해 거의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은 음식이다. 기본적인 식생활이 보장되어야 하고, 보다 영양가 있고 맛있는 음식이 주어진다면 더욱 신나는 일이다. 그러나 아무리 맛있고 영양가 있는 음식이라도 위장에 부담이 되지 않아야 함이 상식이고, 가끔씩은 단식(斷食)을 통하여 위(胃)와 장(腸)을 온전히 비우며 숙변까지 제거하는 기회를 갖게 될 때 위장은 더욱 맑고 탄력 있게 되며 혈액순환과 신진대사가 원활해져 몸 전체의 건강이 더욱 좋아진다. 마음도 마찬가지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 마음의 평안을 위해 거의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들이 있다. 그것이 무엇일까 정사유(正思惟)해보자.

마음을 밝고 활기 있게 하기 위해 필요한 영양의 하나는 관심과 배려이다. 인간은 나면서부터 사회적 존재이다. 더불어 살며 서로 관심하고 배려할 때 기운이 살아난다, 신나는 삶이 된다. 어떻게 관심하고 배려할 것인가 하는 것을 사색하고 연찬하며 나눌 필요가 있다. 우리가 먹기만 하고 위장을 쉬어주지 않을 때 위장의 과로로 배탈 및 여러 신체적 병증이 나타나듯이, 의식세계의 휴식이 없이 마냥 생각하고 욕심내고 긴장한다면 우리의 마음은 병을 얻을 것이다. 고로 의식의 단식이 필요하다. 일체의 의식 활동을 비우는 것이다. 마음이 지극히 맑고 평온하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보다 신선하게 창의적인 생각과 의욕을 갖게 될 것이며, 보다 활기 있는 행동력이 창출될 것이다. 마음비우기 어떻게 할 것인가, 참으로 거룩한 고민이 아닐 수 없다.

동사섭 문화에서는 위의 두 가지 즉, 의식의 휴식과 영양 공급에 관하여 상세하고 적극적인 안내를 하고 있으며 하나의 문화운동으로 펼치고 있다. <옴>과 교류4덕(交流四德)이 그것이다. <옴>명상을 통하여 의식의 온전한 휴식을 취하며, 교류4덕 실천을 통하여 관심과 배려의 향기가 넘치는 세상을 만들어 가고자 한다.

<옴>이란 시비분별을 떠난 의식 상태를 견지함이다. 한 생각도 일으키지 아니한, 순수의식 자체를 의식하는 것이다. 인식주체도 사라지고, 인식객체도 사라지고, 오직 살아있음만 각성하고 있는 상태이다. 죽지 않고, 잠들지 않고, 멍하지 않으면서, 한 생각도 일으키지 아니하고, 다만 성성(惺惺)하게 의식만 의식하고 있는 것이다. 이 체험을 단 한번이라도 하게 된다면, <옴>의 맛을 한 모금이라도 맛보게 된다면, 우리들의 의식 세계가 얼마나 고요한지 알게 된다. 우리의 시비분별의 살림이 얼마나 소란스러운지, 그리고 얼마나 피곤한 일인지를 알게 된다. 하여 <옴>에 보다 깊게 머물 수 있기를 그리워하게 된다. <옴>은 지고(至高)한 행복이 무엇인가를 알게 한다.

<옴>에서 한 걸음 발을 내딛고 분별 세계로 나온다면 곧장 관계가 형성된다. 대인(對人)• 대물(對物)• 대사(對事)의 살이[生]가 이어진다. 그 중에 가장 기본적인 과제 하나가 사람과의 관계이다. 사람과의 관계가 보다 화기애애하고 평화로울 것을 지향한다.

동사섭 수련에서 평화로운 관계를 위한 구체적 실천 과제로 제시하는 것이 크게는 나눔 공식과 교류4덕이 있고 섬세한 여러 방편들이 안내되고 있다. 사실은 교류4덕이 부족하여 관계가 삭막해지고, 교류4덕만 충분하면 모든 관계는 양호해진다. 교류4덕은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필수영양이다.

교류4덕에는 보시(布施), 감사, 사과, 관용이 있다. 인간관계는 무엇인가를 주고• 받기가 전부이다. +를 주고• 받고, -를 주고• 받는다. 이때, +를 주는 일이 많을 때 인간관계는 좋아지고 살기 좋은 세상이 된다. 물질이든, 긍정적인 피드백이든, 봉사의 행동이든 베푸는 것이다. 베풂이 부족하여 우리의 마음이 건조해지고 상호 관계가 소원(疎遠)해진다. +를 많이 주며 살고자 하는 가치관을 세우고, +를 많이 주며 사는 인생을 만들어 가자.
+를 받았을 때에는 감사함을 느끼고 표현한다. 감사가 넘칠 때 기쁨이 많아진다. 인간관계는 물론 살기 좋은 세상이 된다. 우리가 감사느낌에 둔감해서는 안 된다. 감사해야 할 상황에 감사하지 못하고 있는 일은 없는 지 살펴볼 일이다. 감사가 부족하여 우리의 마음이 건조하고 관계가 소원(疎遠)해진다. 감사생활을 인격화해 가자.
살아가다 보면 -도 주고• 받게 마련이다. -를 주었을 때 서로를 살리는 길은 사과밖에 없다. 자신의 잘못을 정직하게 시인하고 사과하는 인격은 아름답다. 먼저 본인의 마음이 사면(赦免)되며, 상대방의 마음도 해원(解寃)이 된다. 사과(謝過)를 생활화하자.
-를 받았을 때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삶의 목적을 상기하여야 한다. 삶의 목적은 행복이다. 행복은 좋은 느낌이다. -를 받고서 분노하고, 미워하고, 복수할 것을 준비하고 있을 때에는 괴롭다. 자신을 괴롭힐 뿐만이 아니라 상대방도 긴장하게 한다. 서로 살아날 길은 관용이다.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이해와 대원지심(大願之心)의 철학이 요해진다. 너그러움의 덕성(德性)은 만물을 길러내며 만복을 불러온다. 관용을 애써 가자.

자신의 행복을 위하여, 관계 화평을 위하여, 살기 좋은 세상을 위하여, 시비분별 세계에서의 할 일이란 이 교류4덕 밖에 없는 듯하다. 교류4덕만 되어진다면 이 세상 행복의 99%가 보장된다고 본다. 자칫 이 네 가지 덕성은 도덕교과서 내용 정도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자세히 마음을 머물고 명상해보면, 따사롭고 교양 있으며 복스러운 삶의 겉모습은 이 4가지 덕성밖에 없다 할 정도이다. 인간관계에 문제가 생겼다 하면 이 4덕의 부실 때문이다.

틈틈이 <옴>에 머물며 성성적적(惺惺寂寂)한 大자유에 유유자적(悠悠自適)하고, 분별세계로 나와서는 그저 4德을 쌓으며 살아갈 일, 그것이 가장 단아하고 후덕한 삶이 아니겠는가 생각하며 뛰어난 삶의 도구를 확실히 잡은 듯 마음이 그지없이 든든하다. 이 세상 모두의 행복을 빌며 끝없이 정진해 갈 것을 다짐하는 6월의 시작이 새롭다.

2004년 6월
명상의 집; 대화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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