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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후기

NO1작성일 : 2015-11-13 오후 07:54
제목
연등스님과 일요차담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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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행복실험실] 첫번째 이야기 - 연등스님과의 일요차담

 

봄비가 내리는 일요일 오후 행복마을에서의 첫 행복실험실이 열렸습니다. 그 설레임으로 아침부터 이것저것 오늘 오실 분들을 위해서 소소하게 준비해 보았습니다. 그 분들에게 전해질 메세지와 행복 Tea Bag, 공(空)노트! 행복마을의 돈망선방을 정비하고 바닥도 한 번 닦고 방석도 가지런히 놓아두고 첼로음악으로 방안의 보이지 않는 느낌도 환기시키고 차에 쓰일 뜨거운 물도 올려두고 고요한 명상을 열어줄 소리그릇도 준비해두며 그렇게 일요일 아침을 열었습니다.IMG_1536IMG_1538IMG_1545IMG_1548IMG_1549

저는 오늘 준비하면서 가장 눈에 들어왔던 문구를 우연하게 뽑았네요. 참 신기합니다. 언제나 우주는 자기 자신에게 필요한 이야기를 건네주는 정확한 우편배달부 같아요. 그 문구는 이렇습니다.

 

'자비의 눈으로 타인을 바라보는 법을 배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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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두시가 되어가자  이제 거의 자리가 찼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와주셔서 얼마나 기뻤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모인 것도 그만한 이유가 있겠지요. 이미 오래전부터 연등스님과의 인연이 있었던 분도 계시고 처음으로 행복마을을 방문해 주신 분도 계시고 지난 번에 열렸던 행복 사생대회의 느낌이 좋아서 이번에는 지인과 함께 해주신 분, 큰 스님의 월 정기강좌는 거의 빠지지 않고 들으시는 분도 함께 해주셨습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다양한 기대와 인연으로 오늘의 일요일을 밝혀주셨답니다.

도착해서는 아직은 서먹한 느낌과 어색한 분위기가 흘렀지만 각자가 뽑은 메세지들을 서로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그 어색했던 첫 만남을 금새 풀어낼 수 있었답니다. 큰 스님은 늘 그러셨지요. 첫만남에서 어색한만큼 미성숙한 거라고 말이지요. 아무튼 함께 우리들은 미성숙의 단계를 금새 넘어서서 자연스러운 차담의 양장력 속으로 들어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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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행복 실험실의 그 첫번째 이야기는 차로 유명한 해남 일지암에서부터의 인연으로 이어지는 연등스님이 열어주셨습니다. 자유롭게 법담을 나누는 행복한 시간이였습니다. 고요한 아우라가 번져 나오는 스님의 자태에서부터 우리들은 이미 들뜬 마음이 녹아내리는 듯 했습니다.

 

가볍게 자기 소개의 시간이 끝나고 오늘의 취지와 의도를 나누고는 본격적으로 차담이 시작되었습니다. 편안하게 앉아서 소리그릇에서부터 퍼지는 명상 시작의 소리에 맞추어서 우리들은 자유로운 방식으로 마음의 고요속에 집중했습니다. 그렇게 정돈된 마음으로 서로를 마음으로 허그한 후에 스님께서 조용히 말씀을 시작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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靜坐處茶半香初 (정좌처다반향초)
妙用時水流花開 (묘용시수류화개)
 
고요히 앉아 차를 마시는데 반나절이 지나도 그 향이 처음과 같으니 
묘한 마음으로 찻물을 따르는 소리가 꽃이 피어나듯 참 아름답도다. 
 
고요한 다실에서 차를 달이는데 찻물이 끓기도 전에 차향이 일어나니 

그 정지한 듯한 묘한 시간 속에서 차를 마실 때 생명의 꽃이 피는구나.'수류화개'라... 참 아름다운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법정스님께서 살아계실적에 머무르시는 방을 이름지어 수류화개라 하셨다는 말씀을 전해들었습니다. 그리고 차로 일각을 이루셨던 초의선사가 말씀하신 이 구절을 김정희님이 글로 자주 쓰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궁금하여 찾아보았습니다.jgch역시나 필체에 힘과 부드러움이 함께 있네요. 명필은 명필이다 싶습니다. 다음 차담 시간에는 글과 그림도 함께 보면서 차를 대해보는 것도 좋겠다 싶었습니다. 스님은 그리고 이어서 모두가 시절인연따라 일어난다고 하셨습니다. 낙엽이 떨어져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다시 자기 뿌리로 돌아가서 새로 피어나는 것이라는 말씀도 함께 기억에 남네요. '낙엽귀근' 그렇게 우리들은 차를 마주하면서 자신의 본래 마음 그 근원을 살피는 시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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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마시는 시간이 술을 마시는 시간보다 좋은 이유 중 하나는 시끄럽지 않은 소통이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통의 수단이 더욱 늘어났는데 오히려 요즘 시대를 소통의 부재라고 합니다. 서로 자기 이야기만 하고 마음과 마음에 닿지 못하는 소통은 결국 소통이 아니라 소음일 뿐이겠지요. 그리고 두번 째 이유는 고요히 홀로 있으면서도 그 근원의 목소리에 머물기 때문에 함께 차를 마시는 누군가와의 소통도 더 잘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겠지요. 서로의 존중 속에서 말이지요. 차를 옆 사람에게 전하면서 그 마음도 함께 전하는 법을 자연스레 흐름따라 이어가는 것 같습니다. 스님은 소통에 대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커뮤니케이션보다 커뮤니온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이어지고 만나는 소통은 커뮤니온일 것입니다."

일체적 소통 '커뮤니온', 오늘 처음 들어 본 단어였는데 무언가 기술적인 기법 보다 함께 어우러진다는 느낌의 커뮤니온 이라는 단어가 반가웠습니다. 앞으로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눌 때에 유념하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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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뇌를 두려워말고, 번뇌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나를 두려워해라"

요가 선생님께서 질문해주신 말씀에 대해서 답변을 주시다가 이런 말씀을 해주셨는데 제 가슴에 와 닿은 구절입니다. 번뇌가 아니라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자신을 두려워하라는 말씀 깊이 울림을 주네요.

깨자봉 회장님 삐삐님이 어제 생일이여서 오늘 함께 생일 축하도 했습니다. 은희님의 오랜 남자친구 분께서 어찌나 목소리가 우렁차고 좋으신지 '사랑하는 ~~~삐삐님~' 에서 우리 모두 크게 웃을 수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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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함께하신 분들이 저 마다의 행복을 가득 충전해 가시는 것을 보면서 서로의 소감을 나누면서 저도 함께 행복이 차오르는 것을 느꼈습니다. 타인을 자비롭게 보는 마음은 스스로의 행복에서부터 시작이 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늘 깨어있음으로 하루하루를 매 순간순간을 살아가야겠습니다.

한 참석자 분께서 말씀해주신것처럼 '콩나물이론' 유념하겠습니다. 물은 흘러가 버리지만 어느 새 콩나물이 자라나듯 우리들의 차담시간은 물이 흐르듯 흘러가겠지만 우리들의 내면은 어딘가 조금 성숙해지고 우리들의 삶에는 꽃이 피어나겠지요.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과 특히나 바쁜 일정과 이런저런 사정들 속에서도 함께 이러한 멋진 소통의 장을 만들어 주신 깨자봉 여러분 그리고 행복마을식구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도 행복마을에서 이어질 '주말행복실험실' 많이 많이 사랑해 주세요~!

글.사진 사샤 (cieljs@gmail.com/ https://www.facebook.com/lotusnci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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